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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소망소사이어티 유분자 이사장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25∼27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리는 대한간호사협회(회장 신경림) 주최 제1회 재외한인간호사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미국의 `소망 소사이어티` 유분자(76) 이사장은 2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간호사로 일하면서, 식물인간 상태로 5~6년을 살며 가족에게 고통을 주는 환자들을 많이 봤다”며 “사회적 의료서비스 낭비를 막고, 품위 있는 죽음을 준비하자는 뜻에서 3년 전 소망소사이어티를 창립했다”고 말했다. 2011.10.21

재미간호사들의 대모..”웰다잉 준비해야”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아무런 준비없이 `당하는 죽음` 대신, 자신의 일상과 주변을 차분히 정리하면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은, 자신 뿐 아니라 가족과 사회를 위한 길이기도 합니다.”

3년 전 미국에서 `소망 소사이어티`를 창립한 유분자(76) 이사장은 2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간호사로 일하면서, 식물인간 상태로 5~6년을 살며 가족에게 고통을 주는 환자들을 많이 봤다”며 “사회적 의료서비스 낭비를 막고자 10년 전부터 `웰 다잉(well-dying)`을 위한 일을 해왔다”고 말했다.

소망소사이어티는 `아름다운 삶, 아름다운 마무리`를 모토로 `당하는 죽음`이 아니라 `맞이하는 죽음`으로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생존 유언장을 작성하자는 캠페인을 벌인다.

지금까지 소망소사이어티의 권유로 유언장을 작성한 사람은 무려 7천800명에 이른다. 거의 한국 동포들이다.

유 이사장은 “재미동포 1세들은 모든 것을 자식들을 위해 바쳤고, 요즘 세대처럼 은퇴 이후를 준비하지 않아 자살 등 비극적 죽음을 맞는 사람이 적지 않다”며 “힘든 노년을 사는 사람일수록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생존 유언장에는 장기나 시신 기증을 원하는지, 위급한 상황에서 어느 정도 병원의 처치를 원하는지, 장례식을 어떻게 치를지, 화장할지 매장할지, 자신에게 남겨진 재산과 조의금을 어떻게 사용하길 바라는지 등을 기록한다. 두 사람의 증인이 서명해야 유효하다.

소망소사이어티는 또 6주 코스의 `사별가족 캠프`도 운영한다. 가족을 떠나보낸 이들이 외로움과 분노, 원한을 삭이고 스스로 `웰 다잉`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유 이사장 본인도 1년 전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사별가족이다. 남편 장례식 때 들어온 조의금 약 3만 달러를 소망소사이어티에 기부했다.

유 이사장은 1968년 미국에 건너가 텍사스의 파크랜드 메모리얼 병원에서 약 30년간 간호사로 일했다. 미국 가기 전 그는 대한적십자사에서 간호사국장을 지냈다.

`재미간호사들의 대모`로 불리는 그는 미국에서 한인 간호사들이 면허를 취득하고 `등록 간호사`(RN)로 일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했다. 1972년 RN 클래스 2대 회장을 맡은 그는 클래스의 활성화를 통해 RN 자격을 갖춘 한인 간호사들을 대거 배출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유 이사장은 또 한인 간호사들이 영어 소통능력 부족으로 사소한 실수에도 소송 등에 시달리며 고통을 겪는 것을 보고, 1971년 남가주 간호사협회를 만든데 이어 1975년에는 재미간호사협회를 창립해 1,2대 회장을 지냈다.

1980년 1월에는 사비로 `간호신보`를 발간하기 시작해, 이후 10년간 미국을 위시한 세계 각지 한인 간호사들의 소통 공간을 제공하기도 했다.

유 이사장은 `가진 것 다 내놓고 가기 위해` 내년 3월 로스앤젤레스에서 `생명살리기 소망갤러리` 를 개최하려 한다.

남편 타계 후 38년간 살던 집을 정리하다 나온 그림과 액자, 다식판, 똬리, 장, 백자 항아리 등 약 약 3만 달러어치의 물품 48점을 내놨다.

유 이사장은 25∼27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리는 대한간호사협회(회장 신경림) 주최 제1회 재외한인간호사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이 대회에는 독일 78명, 미국 50명 등 9개국에서 간호사로 일했거나 일하고 있는 한인 146명이 참석해 우의를 다질 예정이다.

kj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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