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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 개요

소망갤러리는 기부문화와 문화예술의 세계를 점목하고자 하는 간절한 소망의 마음을 바탕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렇기에 소망갤러리에 전시되는 모든 문화, 예술품엔 나누고자 하는 귀한 소망의 마음과 혼이 새겨 있습니다.
소장자의 기부하는 마음속에, 작가의 세계 속에, 또 무엇보다 소망갤러리에 참가해 주시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에 새겨 있습니다.

먼지만 쓰고 있는 소장품들

– 유분자 이사장 컬럼

한 집에서 거의 40년째 살고 있다고 하면 대부분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골동품 취급 받기 쉽상이다. 43년 전 이민 와서 처음으로 내 집을 장만한 것이 지금 살고 있는 집이다. 집은 몇 년마다 한 번씩 옮겨야 나중에 큰돈이 된다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으나 재테크에 별 관심이 없어 그저 귓전으로 스쳐들었다. 부동산 투자 열기가 한창일 때도 땅 한 뼘 산적 없다.

이처럼 돈 버는 재테크는 빵점이지만 그래도 ‘건강 테크’만은 남들도 알아준다.
70중반의 나이에도 ‘아름다운 삶의 마무리’ 강사로 뛰고, 때로는 아프리카 오지에까지 가서 봉사활동을 펴고 돌아온다. 그렇다고 피트네스 센터에 등록해 몸매를 가꾸는 것도, 보약을 먹는 것도 아니다. 아마 오랫동안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동행’의 삶을 살다보니 건강을 유지하게 된 것이 아닐까 내 나름대로 생각을 해본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을 40년 만에 처음으로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하게 됐다. 내 자유의지가 아니라 아들과 딸이 반강제적으로 나를 내몰고 집수리를 하고 있어 본의 아니게 언니 집에 얹혀살고 있다.
지난해 11월 남편이 타계하자 딸 부부는 집을 팔고 자기네가 살고 있는 동네 가까이에 작은 콘도를 사서 이사할 것을 종용했다. 내가 이사하지 않고 그대로 살겠다고 고집을 부리니 아들과 딸이 결국 집수리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한 달이나 걸리는 큰 공사여서 집을 깨끗이 비워줘야 했다. 지난 1주일 내내 살림살이 정리에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웬 물건이 그렇게 많은지 나 자신도 놀랐다.
더욱 놀란 것은 기증받거나 구입한 그림과 글씨, 병풍과 장신구 등 값나가는 물품이 적지 않았다는 점이다. 골방에서 먼지만 잔뜩 쓰고 앉아있던 소장품이 30점이나 됐다.
전문가를 초빙해 감정을 해본결과 2-3만 달러는 족히 된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처럼 귀한 물건을 방 한구석에 썩히고 있었다니 나도 참 재미없는 삶을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기도 했다.

문득 나와 비슷한 상황의 가정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데 생각이 미쳤다. ‘이들 가정이 소장품을 내놓고 한데 모아 전시회를 연다면?’ 주변의 몇몇 지인들과 상의해 보니 의외로 호흥이 컸다. 저마다 소장품이 몇 점씩은 된다며 판을 짜보자고 오히려 더 적극적이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아름다운 삶의 마무리 전시회’다.
준비기간을 생각해서 가을쯤으로 일정을 잡아 보았다. 현금이 아닌 소장품을 기증받아 이를 판매하고 수익금 전액을 ‘생명 살리기’ 기금으로 적립해 사용할 계획이다.
얼마전 소망소사이어티는 한국의 홍익병원(이사장 라석찬)과 양해각서를 체결해 공동으로 생명 살리기 캠페인을 펼치기로 합의했다.

용처는 참으로 많다.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빈곤층과 싱글 맘 돕기에서부터 유방암 조기진단 보조, 아프리카 원주민들을 위한 구호 프로그램 등 생명이 위협받고 있는 곳에 희망과 용기, 꿈을 심어주고 싶다.
사실 삶과 죽음은 둘이 아니라 하나다. 삶이 아름다우면 죽음도 아름다운 법이다.
그래서 죽음을 준비하면 오히려 남은 삶이 더욱 풍성하고 아름다워진다고 한다.

지난 날 조금이라도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았다면 그 도움이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그 사람은 살아온 보람이 있다고 하겠다.
‘아름다운 삶의 마무리 전시회’에 동행자가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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