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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마지막 날을 생각하는 삶  [LA중앙일보]

이귀옥/필라델피아

기사입력: 10.01.10 21:38

죽음이라는 단어 앞에 모든 인간은 위압감과 공포를 느낀다. 그래서 세상에 존재하는 단어 가운데 가장 슬프고 증오하는 단어가 바로 ‘죽음’ 이라는 단어가 아닐까 싶다.

죽음에 대한 끊임없이 질문은 해오고 있지만 그 어느 누구도 질문에 대한 답을 해 주진 못한다. 그러나 점점 나이를 먹어가면서 죽음은 인간이 피할 수없는 운명이라는 것을 조금씩 받아들이게 된다. 그리고 언제 찾아올지 예측할 수 없는 죽음을 잘 마무리 하기 위한 마음의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하게 된다.

잘 죽기 위해서는 잘 살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이는 잘 늙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리고 잘 늙어가기 위해서는 삶의 마지막 마무리 준비를 잘 하라는 말이다.

지난 9월 14일 서재필 강당에서 ‘소망 소사이어티’ 창립자 유분자 선생의 강연이 있었다. 그 강연에서 유 분자 선생은 의식이 조금이라도 더 맑을 때 자신의 소망이나 유언장 등 마지막 날에 대한 결정을 미리 해두면 훨씬 평화로운 죽음을 맞게 되며 남아있는 가족들의 수고도 덜게 해준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현대 의학기술로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진단이 나면 나는 보조기구에 의존하기를 원하는가? 사망 후 나의 신체나 장기를 기증할 것인가? 평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찬송가와 나의 사망소식을 꼭 알려주고 싶은 사람의 이름과 연락처는?

얼핏 들으면 대수롭지 않은 것처럼 느낄지도 모른다. 그런데 자신이 직접 ‘소망 유언서’를 작성하다보면 살아있는 시간들이 더욱 의미 있는 삶으로 채워지게 되고 특히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도 점검하게 된다는 것이다.

죽음을 기억하라. 죽음은 쉬지 않고 매일 매일 나를 행해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 유분자 선생의 강의를 통해 다시 한 번 귀한 깨달음을 갖게 된 것을 글로나마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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