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사후 시신기증” 남가주 한인 크게 증가 2016년 2월1일 [코리아타운 데일리]

“금기 주제인 ‘죽음’을 ‘공론의 장’으로 끌어냈다”

 

[이·슈·진·단]

LA타임스, ‘소망소사이어티’ 시신 기증 운동 성과 보도 

2009년이후 32명, 기증서약 900여명…”품위있는 죽음”

 

 남가주에 거주하는 미주 한인 중 연구나 해부를 위해 사후 병원에 시신을 기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31일 LA타임스(LAT)가 일요일판 기사에서 크게 보도했다.

 LAT는 2001∼2008년 UC어바인 대학의 자발적 시신 기증 프로그램에 따라 연구 목적으로 자신의 몸을 기증한 아시아계 미국인이 4명에 불과했으나 한인 봉사단체인 소망소사이어티의 적극적인 권유 운동 덕분에 2009년 이래 한인 시신 기증자는 32명으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또 시신 기증을 서약한 동포들도 900명에 육박한다.

 LAT는 시신 기증에 대한 한인의 인식을 바꾼 고(故) 최현 여사의 사연을 소개했다.

 84세를 일기로 2008년 작고한 최 여사는 생전 라디오 방송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의 시신 기증이 다른 인종보다 아주 낮다는 소식을 접하고 한인들의 동참을 호소하고자 앞장섰다. 그는 한국에 살던 자녀를 합쳐 6명의 자식을 불러 놓고 숨을 거두기 전 자신의 시신을 병원에 기증하겠다고 알렸다. 한국에 마련한 아버지 산소 옆에 어머니를 묻으려던 자식들이 반발했지만, 최 여사는 요지부동이었다. 자녀는 차례로 뜻을 꺾고 어머니의 유지를 따르기로 했다. 현재 자식 6명 중 4명이 어머니처럼 시신을 병원에 기증하겠다고 서약했다.
최씨의 이야기에 감명을 받은 소망소사이어티의 유분자 이사장이 이민 1세대 동포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시신 기증 운동을 펼쳤다.

 유 이사장은 사회적 의료서비스 낭비를 막고, 품위 있는 죽음을 준비하자는 뜻에서 2008년 소망소사이어티를 창립했다. UC어바인의 대변인인 톰 베이식은 LAT와의 인터뷰에서 “소망소사이어티의 운동이 한인들 사이의 시신 기증에서 ‘게임 체인저’ 역할을 했다”고 높게 평가했다.

  문화적으로 금기로 여기던 주제인 죽음을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 인식의 전환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미간호사협회장을 역임하는 등 의료 현장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고 2006년 은퇴한 유 이사장은 뇌사로 기기에 의존해 생명을 연장하던 환자들을 지켜본 경험을 바탕으로 죽음과 인생을 잘 마무리하는 것을 깊이 고민하고 이민 1세대 한인 동포들에게 약 150차례 강연하며 인식의 전환을 촉구했다.

 유 이사장은 “죽음이 우리에게 닥치도록 두는 것보다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 결과 병원에서 그간 볼 수 없던 기증된 아시아계 미국인의 시신이 요즘은 많이 보편화했다고 지난 18년간 오렌지카운티의 이스턴 병원에서 해부학 실습을 지도하고 현재 UC어바인 대학 ‘자발적 시신 기증프로그램’의 상담가로 일하는 소창석 씨는 밝혔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Back To Top